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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파상 비곗덩어리 속에 드러난 사회적 위선

by iris5015 2024.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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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파상 단편집 -책표지

프랑스의 대표적인 단편 소설 작가 기 드 모파상(Guy de Maupassant)은 19세기 사실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의 단편 소설 비곗덩어리(Boule de Suif)는 당시 사회의 위선과 인간의 이중성을 날카롭게 비판한 작품으로, 출간 당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 소설은 프랑스-프로이센 전쟁을 배경으로, 특정 상황에서 사람들의 진정한 모습이 드러나는 장면들을 통해 사회적 위선을 폭로한다.

줄거리 요약

이 작품은 1870년 프랑스-프로이센 전쟁 중에 벌어지는 한 무리의 여정에서 시작된다. 프랑스 루앙에서 보불전쟁(프랑스-프로이센 전쟁)으로 인해 도시가 점령되자, 열 명의 승객이 마차를 타고 루앙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피난을 떠난다. 이들은 부유한 상인 부부, 귀족 부부, 수도원 수녀들, 그리고 매춘부인 ‘비곗덩어리’라 불리는 여인(엘리자베트 루세)로 구성되어 있다. 여정 중 마차는 프로이센 군인들에 의해 멈춰 서고, 지휘관은 비곗덩어리에게 자신과의 잠자리를 요구하자 비곗덩어리는 처음에는 이에 응하지 않겠다고 단호하게 거절한다. 하지만, 함께 탄 다른 승객들은 애국심과 도덕성을 들먹이며 타협할 것을 강요하며 그녀를 설득한다. 결국 비곗덩어리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지휘관의 요구에 응하게 되지만 그 후 승객들은 그녀의 희생을 잊고 비곗덩어리를 냉대하며 모욕한다. 이 작품은 이러한 모순된 행동과 함께 당시 사회의 위선적인 면모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등장인물들의 이중적인 행동과 위선

이 소설에서 각 인물들은 자신들의 겉모습과는 달리 내면에는 이기적이고 위선적인 속성을 숨기고 있다. 각 인물의 이중적인 행동을 살펴보면 작가가 작품을 통해 비판하고자 했던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비곗덩어리는 매춘부라는 직업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낮게 평가되는 인물이다. 그러나 그녀는 오히려 애국심이 강하고 도덕적 원칙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반면, 그녀와 함께 있던 상류층 인물들은 비곗덩어리를 멸시하면서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그녀에게 희생을 강요한다. 비곗덩어리가 프로이센 지휘관의 요구에 응한 뒤에도 승객들은 오히려 그녀를 경멸하고 거리감을 두며 무시한다. 이 장면은 사회가 겉으로는 도덕성을 강조하면서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쉽게 배신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상류층 부부와 귀족들은 비곗덩어리와 다르다는 우월감을 가지고 있지만, 그들 역시 본질적으로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비열한 행동도 서슴지 않는 인물들이다. 그들은 비곗덩어리에게 애국심을 내세우며 희생을 요구하면서도, 막상 자신들이 위험에 처했을 때는 그녀를 냉정하게 대했다. 이들이 보여주는 이중적인 태도는 당시 사회 상류층의 위선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결국 그들이 추구하는 도덕적 가치란 상황에 따라 쉽게 뒤바뀌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수녀들 또한 이 작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종교를 대표하는 수녀들은 신을 섬기며 인간에 대한 사랑을 강조하지만, 막상 비곗덩어리가 자신의 몸을 희생한 후에는 그를 외면하는 모습을 보인다. 수녀들의 이러한 행동은 종교적 가르침이 실제 삶에서는 실천되지 않으며, 신의 이름 아래에서도 인간의 본성은 크게 다르지 않음이 나타난다. 이로써 모파상은 종교적 위선 또한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주제와 문학적 특징

사회적 위선과 인간의 이중성 비곗덩어리는 인간의 이중성과 사회적 위선을 주제로 한 작품이다. 이 소설은 겉으로는 도덕과 애국을 외치면서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도덕적 기준을 쉽게 포기하는 상류층 인물들을 통해 사회의 위선을 비판하고 있다. 특히 모파상은 이러한 위선이 특정 인물에만 국한되지 않고, 종교인, 상류층, 일반인 등 다양한 계층과 직업군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모파상은 사회적 지위나 도덕적 가르침이 인간의 본성을 억제하지 못하며, 상황이 악화되면 그 본성이 드러난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이를 통해 인간의 본성이 결국 이기적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으며, 사회적 겉치레가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경고한다. 이처럼 모파상은 비곗덩어리를 통해 당시 프랑스 사회가 내세우는 도덕성과 가치관이 허울뿐인 가식에 불과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모파상의 비곗덩어리는 사실주의 문학의 전형적인 예로 평가받고 있다. 사실주의는 인간의 삶과 사회를 있는 그대로 묘사하며, 인물들의 내면과 사회적 갈등을 사실적으로 다루는 특징이 있다. 이 작품은 인물들이 지닌 위선과 모순을 사실적으로 드러내어, 사회적 편견과 위선을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인물들이 가진 이중적인 태도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을 생생하게 묘사함으로써 사실주의적 문체를 잘 살리고 있다. 또한, 모파상은 불편한 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에게 사회에 대한 성찰을 이끌어낸다. 그는 작품 속 등장인물들을 통해 당시 프랑스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을 가감 없이 폭로하며, 이러한 진실을 통해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모파상의 날카로운 비판의식과 현대적 시사점 비곗덩어리는 모파상이 당시 프랑스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을 여실히 드러낸 작품으로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이 가진 본질적인 이기심과 위선을 꼬집으며, 당시 사회의 겉치레와 위선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전달했다. 이 작품은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공감을 얻는 주제를 담고 있어 현대 독자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주며, 사회와 인간 본성에 대한 성찰을 요구한다. 비곗덩어리는 단순한 서사 이상의 메시지를 지닌 작품으로, 사회적 위선과 인간의 본성을 탐구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깊은 통찰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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