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한병태는 전학 간 학교에서 반장 엄석대가 지배하는 체제에 충격을 받으며 억압적인 상황에 놓이지만, 그를 중심으로 학생들이 순응해 가는 과정에서 사회 권력 구조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하게 된다. 특히 엄석대의 강력한 권위에 저항하던 한병태가 점차 그 체제에 순응하게 되는 과정, 그리고 새로운 담임 선생님 등장 후 학급 분위기가 급변하는 장면은 현실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우리는 이 작품을 읽으면 한병태의 태도 변화, 담임 선생님과 학급의 관계, 학생들의 심리적 변화 등을 현실 사회와 연결하여 생각해 볼 수 있다.
주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소설가 이문열의 대표작 중 하나로, 한국 사회의 현실을 반영하는 상징적인 학급 사회를 통해 억압, 권력, 순응, 그리고 변화를 다루고 있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중심 주제는 '권력에 대한 순응과 저항'이다. 엄석대는 반 아이들을 억압하며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는데 이는 마치 독재 정권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엄석대는 폭력과 위협을 사용해 반 학생들을 통제하고,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그의 권위에 굴복하며 순응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학급 내의 권력 구조는 권력자가 대중을 통제하는 방식과 유사하며 대체로 대중은 강력한 힘을 가진 권력자에게 도전하기보다는 순응하거나, 때론 의도적으로 그 권력을 묵인하는 경우가 많다. 엄석대가 모든 것을 통제하는 것처럼 학급 학생들 간의 자유로운 의사소통이나 상호 협력이 이루어지지 않으며 학생 개개인은 자신의 의견을 잃고 그저 수동적으로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이는 한 개인의 권위가 얼마나 강력한 통제를 일으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현실에서도 특정 권력자가 집단을 지배하려 할 때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등장인물들의 태도와 현실 사회
주인공 한병태는 전학 간 학교에서 반장 엄석대가 지배하는 체제에 충격을 받아 엄석대의 독재적인 학급 분위기에 저항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점차 그에 순응하게 된다. 한병태의 태도 변화는 많은 것을 시사하는데, 특히 권력에 대한 저항이 얼마나 힘든지, 그리고 그 권력에 대한 순응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처음에 한병태는 엄석대의 권위와 횡포에 반기를 들고, 친구들을 설득해 그에게 맞서보려 하지만 다른 학생들의 무관심과 담임 선생님의 묵인 아래 결국 엄석대의 권력을 인정하고, 그 체제 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직장이나 사회 내에서 불공정한 시스템에 저항하려던 이들이 점차 그 시스템에 적응하고, 오히려 그 권력 구조에 적응하게 되는 상황과 유사하다. 처음에는 정의와 저항을 외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생존을 위해 체제에 순응하는 모습의 반영인 것이다. 학급의 권력 구조에서 담임 선생님의 역할도 매우 흥미롭다. 담임은 엄석대의 부당한 지배를 알고 있지만, 이를 방관하거나 묵인한다. 이는 사회에서 불의와 부정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방관하거나 묵인하는 어른들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담임은 학생들 앞에서 엄석대의 권력을 인정하고 그가 만든 체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음으로써 간접적으로 동조한다. 이러한 담임 선생님의 태도는 현실 사회에서 권력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려는 이들, 즉 기득권층이나 시스템의 문제를 알면서도 이를 묵인하는 관료주의적 태도와 유사하다. 그들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지만, 그 문제를 건드리는 순간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피하고자 그대로 두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방관은 권력의 부조리를 더욱 공고히 하며, 결국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새로운 담임 선생님이 등장하자 학급 내 권력 구조는 급격히 무너지고 만다. 엄석대의 횡포에 순응하던 학생들은 그의 권위가 깨지자마자 태도를 바꿔 엄석대를 비난하고 거리 두기를 시작한다. 이 또한 현실의 권력이 교체되거나 기존의 독재적 권력이 붕괴될 때, 그동안 순응하던 대중들이 갑자기 등을 돌리며 새로운 권력에 맞춰가는 현상과 매우 유사하다. 학생들은 그동안 엄석대에게 순응하고 따랐지만, 새로운 담임 선생님의 지도 아래 억압적 권력 구조가 해체되자, 자신들도 억압받던 피해자였다는 태도를 보인다. 이러한 학생들의 행동은 개인의 자율성과 주체성보다는 권력의 흐름에 따라 집단이 변화하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현실 권력이 무너지거나 바뀔 때, 그동안 지배자와 연대하던 사람들이 갑작스럽게 반대편으로 돌아서는 사례와 겹쳐진다.
문학적 의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보여주는 학급 내 권력 구조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억압과 순응은 대부분의 사회적 구조에서 존재하는 문제이며, 특히 권력자가 존재하는 곳에서는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갈등이다. 한병태의 경우와 같이, 처음에는 잘못된 권력에 맞서려던 개인이 시간이 지나면서 순응하게 되는 과정은 현실에서도 자주 나타나는데 이는 사회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한 도전과 저항정신을 잃어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담임 선생님이 기존의 권력을 무너뜨린 이후 학생들이 보여주는 태도 변화는, 사회에서 새로운 지도자가 등장하거나 기존의 권력이 교체될 때 사람들의 심리와 행동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여주는 예시인 것이다. 이처럼 이 작품은 작은 학급 내 사건을 통해 사회의 권력 구조와 대중의 순응을 날카롭게 비판하며, 우리가 사는 사회의 현실적 문제에 대한 성찰을 제시하고 있다. 학급이라는 작은 무대를 통해 권력, 억압, 순응의 문제를 다룬다. 한병태와 같은 개인은 불의에 저항하려 노력하지만, 권력 구조에 의해 점차 순응하게 되며, 이러한 변화는 현실 사회에서도 빈번히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또한 새로운 담임 선생님의 등장과 함께 기존 권력 구조가 붕괴되자 학생들이 보이는 변화는, 대중이 권력의 흐름에 따라 변할 수밖에 없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이 작품은 우리 사회에 내재한 문제들을 날카롭게 직시하게 함으로써, 권력에 대한 저항과 순응, 그리고 변화에 대해 한 번 더 깊이 생각해보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