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 작가의 소설 우상의 눈물은 인간의 욕망, 이상과 현실의 괴리, 그리고 진실과 허위의 문제뿐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의 권력과 폭력의 의미를 심도 있게 탐구하고 있다. 소설은 주인공 형우와 기표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폭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들이 표상하는 권력과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글에서는 형우와 기표의 폭력의 차이를 분석하고, 이들이 반영하는 우리 사회의 권력의 실상과 절대적 선과 악의 문제를 살펴보려 한다. 이를 통해 우상의 눈물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에 대해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형우의 폭력과 기표의 폭력
우상의 눈물에서 형우와 기표는 서로 다른 종류의 폭력을 행사하는 인물들이다. 형우는 내면의 약함을 숨기기 위해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본능적 폭력을 행사하고, 기표는 외적 권력의 표현으로 폭력을 행사한다. 형우의 폭력은 대부분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방어적 성격을 가지며, 감정적으로 혼란한 상태에서 행해지지만, 기표의 폭력은 의도적이며 체계적이다. 이 차이는 그들이 처한 환경과 각자의 사회적 지위에 따라 발생하며, 결국 두 인물이 사회의 어떤 면을 반영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형우의 폭력은 개인의 생존 본능에서 비롯된 본능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종종 감정적으로 폭발하게 되며, 자신의 약점을 감추기 위해 폭력을 사용한다. 이는 소외되고 약한 사람의 처지를 상징하며, 우리 사회에서 힘없는 자들이 생존을 위해 감행하는 극단적 행동의 전형을 보여준다. 반면 기표의 폭력은 그가 속한 사회적 지위와 권력을 표현하는 도구로 사용된다. 기표는 다른 사람을 억압하고 지배하려는 의도로 폭력을 행사하며, 이를 통해 자신의 권위를 강화하려 한다. 이는 권력을 가진 자들이 약자를 억압하는 모습을 상징하며, 우리 사회에서 강자들이 가지는 지배적 위치와 그들의 폭력적인 면모를 드러낸다.
폭력에 담긴 사회적 메시지
형우와 기표의 폭력은 각각 우리 사회의 두 가지 다른 문제를 반영하고 있다. 형우의 폭력은 구조적으로 약한 개인들이 겪는 고통과 그들이 내몰리는 상황을 드러내는데 이는 우리 사회의 약자들이 어떠한 압박과 차별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사회적 약자가 느끼는 분노와 불안감을 상징한다. 반면 기표의 폭력은 권력을 남용하는 자들이 가지는 위험성과 그들이 사회에 미치는 해악을 강조한다. 기표는 권력을 통해 자신의 지위를 유지하고자 하며, 이를 위해 타인에게 가하는 억압적 폭력도 서슴지 않는다. 이는 사회적 지위나 권력을 가진 자들이 공정성보다는 자신들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자신들의 위치를 지키기 위해 폭력을 사용하는 모습과 닮아 있다. 이러한 폭력은 사회 구조 속에서 나타나는 불평등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을 상징하며, 권력이 남용될 때 얼마나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절대적 선과 악의 경계 우상의 눈물 속에서 형우와 기표의 폭력은 절대적 선과 악의 경계를 묻는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형우의 폭력은 사회적 약자로서 자신을 지키려는 방어적 행위인 반면, 기표의 폭력은 권력을 이용해 타인을 억압하는 공격적 행위이다. 이러한 차이는 사회적 선과 악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며, 우리 사회가 진정으로 지향해야 할 선과 악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형우와 같은 사회적 약자들이 생존을 위해 폭력을 사용할 때 우리는 그를 악으로 봐야 할까? 아니면, 기표처럼 권력을 가진 자들이 자신의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폭력을 사용하는 것을 더 큰 악으로 여겨야 할까? 이 질문은 우리가 가진 도덕적 기준과 사회적 관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으며, 절대적 선과 악의 개념이 얼마나 상대적인지 보여준다.
작품의 메시지
우상의 눈물은 이상적인 가치나 우상에 대한 맹목적인 신념이 진실을 왜곡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작가는 인간이 이상을 추구하는 동시에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진실을 왜곡하는 모습을 통해 인간의 위선적 본성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이 작품은 진정한 자아와 가치를 찾는 것이 인간의 궁극적인 목표임을 암시하면서, 외적인 성공과 사회적 위치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진실하게 사는 삶임을 강조한다. 우리는 우상의 눈물 속 형우와 기표의 서로 다른 폭력을 통해 우리 사회의 권력 구조와 선과 악의 모호한 경계를 깊이 있게 성찰할 수 있다. 작품 속 폭력의 차이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권력이 어떻게 남용될 수 있는지, 그리고 사회적 약자가 처한 고통과 억압의 현실을 환기시킬 수 있다.